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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텔로 인해 위기일까 기회일까? 반도체 시장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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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이 지난 23일 7㎚(나노미터, 1㎚=10억분의 1m) 공정으로 중앙처리장치(CPU)를 양산하는 일정을 6~12개월 늦춘다고 발표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인텔이 초미세공정 생산을 외부에 맡기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2위 업체인 삼성전자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수주를 하지 못하면 오히려 1위 TSMC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럼 파운드리라는 것이 무엇인가?

반도체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은 크게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팹리스(Fabless),

파운드리,

OSAT(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

네 가지로 구분된다.

1) IDM은 설계부터 최종 완제품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기업이며, 팹리스는 반도체 설계만을 전담하는 기업이다.

2) OSAT는 파운드리가 생산한 반도체의 패키징 및 검사를 수행한다.

3) IDM 중 일부는 자사의 반도체뿐 아니라 다른 기업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기능을 함께 수행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IDM이면서 파운드리 기능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4) IDM이 수행하는 파운드리와 구분하기 위해 설계 능력이 없는 기업들이 수행하는 파운드리를 ‘퓨어 플레이 파운드리(Pure Play Foundry)’라 부르기도 한다.

 

1987년에 세워진 대만의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가 최초의 파운드리 회사이며, 이외 UMC(United Microelectronics Corporation),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y), SMIC(Semiconductor Manufacturing International Corporation) 등이 대표적인 파운드리 기업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2년 세계 최초로 64메가비트(Mb) D램을 개발하며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 업계 1위에 올라섰다. 그 후로 28년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후발 업체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아직까지 중국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는 크다. 하지만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지 못하면 언제든 선두 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존한다.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새로운 모멘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2020년 1분기 기준 메모리와 시스템을 합친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매출액 순위는 인텔에 이은 2위다. 지난 2017년 1위에 올라섰지만, 지난해 다시 선두를 뺏겼다. 3위 TSMC는 파운드리 분야 절대 강자 자리를 유지하며 삼성전자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큰 판이 분명 흔들리고 있다. 그 위에서 맹주 노릇을 했던 인텔은 생각보다 훨씬 심하게 휘청대고 있다.

최근 일부 외신은 인텔이 7nm 최적화 버전인 6nm 프로세스 위탁 생산에 대해 TSMC와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공식 확인은 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 따르면 TSMC가 인텔의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은 큰 상황이다.

안진호 한양대 교수는 “인텔의 문제는 공정이 아닌 설계에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인텔이 삼성전자에 위탁 생산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TSMC가 인텔 물량을 가져갈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인텔의 경쟁사인 AMD는 약 6개월 전부터 TSMC에서 7㎚ 공정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인텔이 삼성전자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TSMC가 인텔 물량을 가져간다면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반도체를 파운드리에 맡길 것이라는 가능성은 이전부터 제기됐다"라며 “인텔이 TSMC와 손잡는다면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투자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특히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가 수혜를 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이 회사 주가는 14%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인텔이 최신 공정 지연과 이로 인해 일부 물량은 외부 파운드리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뒤 24일부터 28일까지 누적 3거래일만의 일이다.

같은 기간 대만 파운드리 UMC도 주가가 8.6% 올랐다. TSMC와 최신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 도 8.3% 상승했다.

현재 가장 큰 관심은 TSMC에 쏠려 있다. TSMC는 이미 인텔의 그래픽칩(GPU), 모뎀칩을 위탁 생산하고 있어 추가로 물량을 배정받을 가능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실제 중화권 외신들을 통해 인텔이 TSMC에 6나노 공정을 활용한 칩 18만장의 위탁 생산을 맡겼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내년 TSMC의 6나노 공정을 대규모로 활용해 칩을 생산할 예정이며, 2022년에는 3나노 공정을 추가 사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파운드리 후발주자들이 인텔의 최신 공정 도입 지연의 직접적 과실을 얻기는 당장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TSMC가 AMD 칩을 이미 상당량 생산 중인 데다 최근 애플마저 인텔로부터의 반도체 독립을 공식화하면서 파운드리 물량 대부분을 TSMC에 맡길 것으로 보이는 등 생산 가능한 물량 이상의 주문이 쏠리고 있다는 점은 다른 파운드리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0나노 이후 최신 공정에 대한 기술 벽이 높다는 것이 이번 인텔의 공정 안정화 지연으로 확인된 만큼 비 메모리 산업 전체에서 파운드리 업체 위상이 높아질 뿐 아니라, TSMC 수준의 최신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삼성전자에 낙수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파운드리 전문 업체인 DB하이텍 이 28일까지 사흘간 주가가 8%가 넘게 오른 이유도 이런 인텔발(發) 반사이익 기대 감 때문이었다.